여행다큐의 딜레마




아시아 앤 더 시티.
워낙에 여행하기를 좋아하는지라 처음 프로그램 섭외가 들어왔을 때
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덥썩 하겠노라고 대답하고 말았다.
원고료가 일반 다큐에 비해 조금 부족한 것도,
웬만한 자료조사를 직접 다 해야 한다는 것도,
촬영이 끝나면 일주일에 한 편씩 다큐대본을 뚝딱 찍어내야 하는 것도
그다지 큰 문제로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심층취재가 아닌 스케치성 여행 다큐라지 않는가.

그러나, 한달이 조금 지난 지금.
아시아의 8개 도시의 구성안을 마친 지금.
난 참으로 경솔한 짓을 하고 말았구나 싶다.
일단 도시가 정해지고, 자료조사를 시작할 때면 어쩜 그렇게
한결같이 떠나고 싶고, 꼭 한번은 가봐야 할 곳 투성이인지...
당장이라도 떠나고픈 충동을 억누르기 일쑤.
나의 여름휴가지와 크리스마스 여행지는 촬영도시가 바뀔 때마다
덩달아 바뀌고 있는 중이다.

게다가 아이템으로 선정되는 나라와 도시들!
실크로드, 인도, 티벳, 몽골...
한눈에도 단순히 도시 관광지와 사람들 이야기로 끝날 문제가 아니었다.
그들의 과거, 역사는 물론 종교를 이해해야 했고,
내세관과 생활철학을 이해해야만 다큐로 풀어낼 수 있는
아주 무시무시한 나라들이었다.
자료 찾고, 자료 정독하고, 머리속에 구성한 흐름을
컴퓨터 앞에 앉아 뚝딱 옮겨내야 하는 절대적인 시간 "하루"로는
감히 꿈도 꿀 수 없고, 해서도 안되는 위험천만한 나라들이었던 것이다.

결국 내 책상위에는 여행책이라기보다는 교양책에 가까운
"큐리어스" 시리즈가 한권 한권 쌓여가기 시작했다.
물론 100% 자비로 구입해서... 흑흑..
한여름에 때아닌 독서를 하고 있는 푸무클의 결코 울지 못할,
행복에 겨운 줄긋기가 아닌, 주입식 독서는 지금 진행되고 있는 중이다.

그래도 속모르는 사람들은 이렇게 이야기하겠지.
영화 프로그램과 여행 프로그램 해서 좋겠다고....
(사실 좋다. ^.^)




가난한 날의 행복 ::: 푸무클님에게는 딜레마 일지 모르겠는데 제게는 딜라이트 네요 ㅎㅎ 벌써부터 푸무클님표 멋진 방송 기대가 커집니다. 화이팅 ~~
::: 후후.. 가행님, 사실은 제게도 딜라이트.. 그야말로 행복한 투덜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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