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직도




무거운 카메라를 장만한지 벌써 만 3년째.
일상생활 중에 늘 지니고 다니지 않는 탓에 가끔 꺼내드는 카메라가
나는 아직도 꽤 묵직한 무게감으로 다가온다.
어쩌다 하루종일 촬영이라도 할라치면 어김없이 그날밤 팔뚝이 욱신거린다.

남들은 무거운 카메라로도 잘만 셀프를 찍던데 연습을 게을리 한 나는  
아직도 뷰파인더를 보지 않고 포커스를 맞추는데 서툴다.
대충 어림짐작으로 맞추고 팔을 내리면 어김없이 내가 프레임을
벗어나 있다.

첫사랑을 시작한 그 해로부터 벌써 17년째.
특정한 사람과 헤어지고 만나기를 몇 번 반복했지만
나는 아직도 여전히 사랑에 서툴다.

급하고 못된 성격, 또 무심하고 이기적인 성격 때문에
번번히 소중한 인연과 동료, 친구들을 놓쳤지만
나는 아직도 그 성격을 고치지 못하고 버스 지나가고 손드는가 하면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시늉을 하고 있다.

지금 내 나이가 되면 인격적으로 완벽하게 성숙한 어른이 되어
있을 줄 알았는데 나는 아직도 사춘기를 막 지난 소녀처럼
서툴고 두렵고 혼돈스러운 삶을 살고 있다.

내 이 방황을 끝내고 실수투성이의 인격체가 단단하게 다져지는 날,
지금보다 조금은 어른이 되어 있을까.
그때는 나도 받기만 하는 인생보다는 뭔가 베풀고 성숙한 인간이 되고 싶다.
나는 아직도, 라는 말보다는 이제 나는, 이라는 말을 자신있게 쓰고 싶다.



목음 ::: 저도 50이된 지금도 인격적인 모순에 눈물을 흘리고 삽니다.ㅎㅎㅎ
가행 ::: 푸무클님 사진기 보니까 맨처음 방송회관 로비에서 만났을적 모습이 생각납니다. 그때 저 카메라(텐디였나요?) 정말 컸었는데.지금도 커보이네요 ㅎㅎ 여전히 질풍노도 시기인 저로서도 많이 공감합니다.
::: 가행님, 텐디는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무겁습니다. ㅎㅎ / 목음님 연세에 그런 온화한 이미지.. 푸무클도 그 나이에 그럴 수 있을까요? 아 얼굴에 책임지며 살아야지....ㅎㅎ  
장꼬마마 ::: 나는 어쩔꺼나........................
::: 앗! 장꼬마마 선생님... 흑흑.. 보고 싶어요...  
민희 ::: 어머 열다섯 사춘기 소녀같은 이사진은 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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