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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VD] 고양이를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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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소리없이 개봉해 소리없이 막을 내리고, 요란하게 재개봉을 했던 우리 영화 <고양이를 부탁해>.
번번히 기회를 놓치는 바람에 볼 수 없었는데 이번 추석에 DVD로 만났다.  
핸드폰 메시지나 배두나가 치는 타이프가 스크린 한켠에 나타나는가 하면, 생일 축하 노래를
핸드폰의 벨소리로 대신하고, 내게는 제 3의 고향과도 같은 낯익은 인천항의 풍경 등 여러가지로
인상적인 화면이 많았지만 무엇보다 이 영화는 소름 끼치게 사실적이었다.  

그래. 돌이켜보면 학창시절, 내게도 이런 친구들이 있었다.
지나치게 실속을 차리고, 요리조리 잘 피해다니는 깍쟁이 혜주같은 친구.
남들과는 다른 환경이 컴플렉스로 작용해 지나치게 자기 방어적이었던 지영이같은 친구.
그리고, 꼭 그런 친구들 사이에서 털털한 성격을 앞세워 중간자 역할을 하고,
그로 인해 우정이 유지될 수 있었던 태희같은 친구.
진지한 건 질색, 엉뚱함과 유머로 그룹의 활기를 더해주는 비류와 온조같은 친구도...

나는 오늘, 잊고 지냈던 내 스무 살을 다시 만났다.
수업시간 선생님 몰래 쪽지를 주고받던 윤경이.
선생님과 관련한 스캔들이라면 그 누구보다도 앞서 제보하던 현정이.
나와 똑같은 키에, 똑같은 옷을 입고 2교시가 끝나면 매점으로 달려가던 짝쿵 소영이.
88년도 그 유명한 '더티 댄싱'을 보기 위해 보충수업을 빼먹고 극장에서 함께 가슴 조리던 정화.
지금쯤 그 친구들은 어디에서 무얼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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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부탁해>의 DVD는 영화처럼 귀엽고 깜찍하다.
일러스트로 그려진 메뉴 화면. 메뉴를 옮길 때마다 앙징맞게 찍히는 고양이 발자국.
화려하고 방대하지는 않지만 서플먼트도 꽤 볼 만하다.
이요원이 빠진 주연 배우들과 정재은 감독이 주고받는 코멘터리도 젊은 배우 특유의
호기심과 참신한 (깨는?) 멘트가 함께 한다.

몇 개 삭제된 장면도 볼 수 있다.
영화 속에서 할머니, 할아버지가 죽고 갑자기 입을 다물어버리는 지영이를 보면서 무척 답답했는데
삭제 장면에서 갈증을 해소할 수 있다.
이요원의 언니가 낙태 수술을 받은 장면 등도 볼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를 놀라게 했던 서플먼트는 조영남, 전유성씨의 주도에 의해 인천에서
재개봉한 당일의 스케치 화면! 나의 써클 선배이자 방송 선배인 한 언니가 전유성씨 뒤에
계속 잡히는 게 아닌가. 못 본지 5년이 넘은 언니였는데 두리뭉실하게 변한 인상이 새삼 반가웠다.

세월이 흘렀다.
지금 각기 걷는 길은 다르지만 꿈많았던 그 시절의 우리의 고민은 하나였다.
바로 내가 꿈꾸는 미래, 바로 한 치 앞의 미래에 대한 고민.
과연 나는 지금 제대로 가고 있는가.



부엉이 2003/02/12
얼마전에 영화시디(dvd 아니고)로 하나 구입을 했는데, 아직 못보고 있습니다. 얼른 봐야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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