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니쉬 아파트먼트’는 프랑스 속어로 여러 문화가 스튜처럼 뒤섞여
모든 법칙이 무시되고, 온갖 일이 일어날 수 있는 장소 라는 뜻.
영화는 제목 그대로 유럽의 여러 젊은이들이 함께 살아가며 겪는
좌충우돌 라이프 스토리다.
지극히 충동적이고, 혼란스럽고, 불안한 젊음..
그러나, 영화는 적당히 유쾌하고,
끈적이는 바르셀로나의 뒷골목에서도 쿨한 바람이 불어오는 듯 하다.
젊기에 그 모든 것이 이뻐보일 수 있고,
'젊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그들이 부럽다.
개인적으로 이런 시끌벅적한 동거를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대학생들의 소소한 일상이 한없이 그리워졌다.
탁석산의 '한국인의 정체성' 같은 책을 읽으면서
이해하려고 노력했던 '정체성'의 개념이
이 영화를 보고 나면 단번에 이해된다.
더이상 국경의 의미가 없어진 시대를 살아가는 개인의 정체성은
국가, 언어 혹은 기존의 사회체계가 아니라
진짜 '자신이 원하는 것'에서 찾으라는 것.
한 마디로 나는 어려운 책 읽으며 헛수고 한 셈이네. 호호.
로도
2004/01/05
와, 이런 영화에서 정체성의 개념을 추구해내는 날카로운 시선... ^^ 바르셀로나가 배경인 모양이죠? 스페인이라는 단어만 나오면 언제나 설레여서... 조만간 영화를 봐야할 듯...
2004/01/05
제가 날카로운 게 아니라 영화 중간에 정체성에 대해 토론하는 모습이 나와요. 꽤 인상적이었죠.. ㅎㅎ
